#부상
어제 체육관에서 운동 중에 누군가를 다치게 했다.
스크램블 상황에서 상대방이 내 몸에 눌렸는데
상대방이 내 체중을 그만 무릎으로 받아버렸다.
무릎이 안쪽으로 접힌 채 압박이 가해지는 형태이다.
상대방 무릎에서 짧게 '뚝'소리가 났고 그는 바로 고통스러워했다.
진짜 너무 미안했다.
사실 내가 기술을 건 것도 아니어서 한편으로는 '이렇게도 다칠 수 있구나' 생각도 들었다.
상대방이 다치고 들었던 생각은, '아 맞다, 그라운드 한 번도 안 해봤다고 했었지..'
상대방의 탓으로 돌리는 건 아니다. 내 잘못이 맞다.
나랑 스파링을 하다 다쳤으니 내 책임이 맞다.
그라운드도 내가 경력자였기에 내가 먼저 서로 안 다치게 잘했어야 했다...
나는 그 친구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마지막 헤어질 때까지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그의 부모님 심정은 어떨까.
아들이 다쳐서 오면 마음이 찢어지겠지.
나는 부상입은 그에게 수십 번이고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부모님
그 아이는 중학생이었다.
하지만 키와 체중이 나보다 월등히 높았다.
그래서 부상의 위험을 더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오늘 그의 아버님에게서 전화가 왔다.
"운동하다가 다치는 건 있을 수 있는 일이잖아요.
너무 부담 안가져도 돼요. 보험 있고 그걸로 해결하면 되니까..."
"그래도 너무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추후에 치료 일정 나오면 꼭 말씀 부탁드릴게요. 제가 보태도록 하겠습니다. 계좌번호 말씀해 주시면..."
"아니에요. 계속 부담 가질까 봐 제가 먼저 전화한 거예요. 정말 괜찮고 고의로 그런 게 아니라는 거 잘 알고 있으니까..."
그 친구는 측면 위쪽 인대 하나가 떨어졌다고 한다.
6주 동안 깁스를 해야 하고 그 이후로도 재활운동을 한 뒤에야 격투기가 가능하다고 한다.
불행 중 다행인 건 그나마 회복기간이 짧은 인대를 다쳤다는 것이다.
무릎 부상과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니, 주짓수 선수 '마카 갈바오'가 '카이난'과의 대결에서 입은 부상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그 친구가 운동을 즐길 시간과 받았을 고통, 병원비를 생각하면 정말 미안한 마음뿐이다.
정말 미안하고 그의 부모님에게 또 죄송했다.
그리고 정말로 그 친구의 아버님께 수없이 사과를 드렸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정말 할 말이 없다.
그리고 사과밖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게 더 마음이 아프다.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빨리 나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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