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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창작/어머니의 시

고향 (2011.12.20.)

by EugeneChoi 2024. 11. 29.

   내 고향.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계시던 곳.
   궁노루 산비탈 뛰어 오르고
   콩 보리 심어 푸러르면
   종달새 꾀꼬리 넘나들고
   아카시아 꽃 향기 숲속 가득 넘쳐나면
   달래 냉이 찔레꽃 함께 어우르는곳.
  
   내 고향 .
   아름다운 곳.
   내 고향.

   그리운 곳.
  
   영일군 죽장면 상사리 766번지.

   검은갓 도포 내 할아버지 손잡고
   높은산 산소 묘사 따라 다니던 곳.
   봄이면 진달래꽃 화전에 수놓고
   진희오빠 입대잔치 아쉬움에 밤새워
   동동주 마시며 오동추야~부르던 곳.
   정월 대보름엔 달구경 가고
   오곡밥 지어 대추나무도 주고
   삼쪄서 벗기며 미소짓던 만희고모 시집가던 날
   대나무 가지 들고 어른들 틈새로
   이리 저리 다니며 놀던 옛추억.   
  
   키 쓰고 큰집 언니께 소금 얻으러 가

   부지깽이로 얻어 맞고 울면서 돌아 올 때
   내 아버지도 신동 아지매도 보고 웃으시던 곳.
   눈 오고 추운 날 뚱거리 장작 패던 터수언니
   서울에 살고 계신댔는데...   
  
   내 고향. 그리운 곳. 766번지

   닥나무 한지 문풍지 바람에 떨고
   산짐승 내려와 밤새껏 울면
   호롱불 마주하고 아빠랑 둘이서
   진실하고 너그럽게 부드럽고 겸손하게
   둥근 달님 서산 넘도록 들려 주시던 가훈.
   내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아름다운 인생 머물던 곳.   
  
   내 고향. 그립습니다.   



   2011.12.20.
   관음 김 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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