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고향.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계시던 곳.
궁노루 산비탈 뛰어 오르고
콩 보리 심어 푸러르면
종달새 꾀꼬리 넘나들고
아카시아 꽃 향기 숲속 가득 넘쳐나면
달래 냉이 찔레꽃 함께 어우르는곳.
내 고향 .
아름다운 곳.
내 고향.
그리운 곳.
영일군 죽장면 상사리 766번지.
검은갓 도포 내 할아버지 손잡고
높은산 산소 묘사 따라 다니던 곳.
봄이면 진달래꽃 화전에 수놓고
진희오빠 입대잔치 아쉬움에 밤새워
동동주 마시며 오동추야~부르던 곳.
정월 대보름엔 달구경 가고
오곡밥 지어 대추나무도 주고
삼쪄서 벗기며 미소짓던 만희고모 시집가던 날
대나무 가지 들고 어른들 틈새로
이리 저리 다니며 놀던 옛추억.
키 쓰고 큰집 언니께 소금 얻으러 가
부지깽이로 얻어 맞고 울면서 돌아 올 때
내 아버지도 신동 아지매도 보고 웃으시던 곳.
눈 오고 추운 날 뚱거리 장작 패던 터수언니
서울에 살고 계신댔는데...
내 고향. 그리운 곳. 766번지
닥나무 한지 문풍지 바람에 떨고
산짐승 내려와 밤새껏 울면
호롱불 마주하고 아빠랑 둘이서
진실하고 너그럽게 부드럽고 겸손하게
둥근 달님 서산 넘도록 들려 주시던 가훈.
내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의
아름다운 인생 머물던 곳.
내 고향. 그립습니다.
2011.12.20.
관음 김 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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