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척들이랑 잘 지내야 할 이유를 모르겠어."
동생이 말했다.
"너가 친하게 지내고 싶으면 그렇게 하는 거지. 근데 억지로 그러진 말고."
내가 말했다.
이 대화가 갑자기 떠올랐다.
근데 사실 이건 친척뿐만이 아니라 형제, 친구, 가족도 포함 아닐까.
어차피 다 남이니까.
굳이 애써서 가족들이랑 잘 지낼 필요 없다.
몇 달 전 동생이 내 블로그 글 하나가 불편한 게 있다고 비공개로 해달라고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 누구의 실명도 언급한 적도 없었다.
근데 그때는 그게 신경 쓰였다.
내 글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만들었다는 게,
그 누군가가 가족이었다는 게 신경 쓰였다.
잘 생각해 보면 그것 때문에 내 글을 비공개를 할 필요는 없다.
굳이 비공개를 안 할 이유도 없지만, 할 이유도 없다.
누군가를 모욕한 것도 아니고 과거를 낱낱이 파헤친 것도 아니다.
법을 위반하지 않은 채로 내 공간에서 내가 마음대로 글을 쓰겠다는데.
이 공간에서 내가 누군지도, 내 실명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도 없다.
불편하면 본인이 안 보면 된다.
내가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으면 움직이지 않으면 된다.
#다정
앞으로 더 그러려고 한다.
이젠 그 누구에게도 쉽게 다정해지지 않으려고 한다.
그거 좀 힘들다.
나만 다정한 건 힘들다.
따뜻해지려고 노력하지 말아야겠다.
웃으려고 노력하지 말아야겠다.
남을 위하려고 애쓰지 말아야겠다.
어디서 이런 글을 본 적이 있다.
“인생이 가면무도회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 나는 부끄러웠다. 나 혼자 맨얼굴로 참석했기 때문이다.”
나는 이걸 너무 늦게 알았었다.
알고 나서도 가면을 쓰려고 하지 않았다.
솔직한 게 좋았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을까.
나는 내가 다정하면서 상대방도 다정하길 바라는 마음인 걸까.
그 마음도 얼른 버려야 할 텐데.
금방 되지 않는다.
더 연습해야겠다.
다정함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다정하려고 애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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