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2025년

수영장 직원

EugeneChoi 2025. 5. 30. 22:25

#우리들의 이야기

오늘도 평소와 같이 수영을 하고 있었다.
수영을 마치고 나가던 도중 익숙한 얼굴의 수영장 직원이 내게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수영 되게 열심히 하시네요."

"안녕하세요. 네 열심히 해야죠."

"저 이제 곧 그만둬요. 한 달 정도 남았어요."

"한 달이요? 얼마나 다니셨어요?"

"삼 개월 정도 다녔네요."

"어떤 일로 그만두시는 거예요?"

"군대에 가거든요."


그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외로운 곳으로 떠난다.


"아, 그러시구나. 항상 다치지 않게 조심하세요. 실례지만 나이가..."

"스물 한 살이에요."

"어쩐지, 되게 앳돼 보이셨어요. 아, 그리고 정말 감사해요. 나라를 지켜주셔서."

"아니에요. 해야 하는 일인데요."

"육군으로 가시는 거예요?"

"해병대로 가요. 이왕 가는 거 잘 다녀와야죠."

"몸 조심해요. 항상 응원할게요."

"감사합니다. 아, 그리고..."


나는 미소를 머금은 채로 부드럽게 그를 바라보았다.
그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항상 인사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덕분에 일이 재밌었거든요."


수영장 관리 일을 하는 그는 나에게 감사하다고 했다. 
내가 항상 밝게 웃으며 인사해 주어서 일이 재밌었고 시간도 빨리 흘렀다고 말했다.
나는 대답했다.


"저야말로 감사했어요. 그때 다른 회원이랑 있었던 불미스러운 일도 잘 들어주시고..."

"가끔씩 이상한 회원분들 있더라고요. 그분 말고도 여럿 봤어요.
언제는 어떤 분이 일부러 다른 회원을 터치하고 말싸움을 건 적도 있었어요."

"정말요?"

"네. 참 왜들 그러실까요. 여기 수영장이 경쟁을 하는 곳도 아닌데 말이에요."

"그러게요. 다 같이 배려하면서 이용하면 참 좋을 텐데요."


시시콜콜한 대화가 오가다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그와 나는 공수 자세로 마주 보고 있었다.
그가 먼저 침묵을 깼다.

"어쨌든, 수고하셨습니다. 또 계속 인사드릴게요."

"네, 오늘도 고생 많으셨어요. 또 인사드릴게요."


우리는 서로 배꼽인사를 나누고 뒤를 돌았다.
나는 걷다가 수영장 출구 쪽에서 그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도 먼발치서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나는 다시 허리를 숙여 인사를 한 뒤 발길을 돌렸다.

그는 오늘도 물밀대를 들고 수영장의 바닥의 물기를 제거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