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지역 세입자 주거실태조사...서울시에서 (2013.01.12.)
재개발지역 거주 세입자조사
10년 전에도 조사..몇년전에도 조사..
여태 계속 조사만 해왔다.
10여년 전에도 금방 개발된다고 야단들...
대사님 말씀...이 동네 노인분들 다 돌아가셔도 개발 안되요.
두고 보시오.
그 때 노인분들 다 돌아가시고 지금은 80세 넘으신 웃집 할아버지 한분
편찮으셔서 거동이 불편하시다.
개발되려면 3년 전부터 대사님이 먼저
새로운 절터를 자연스레 보러 다니시게 된다.
앞집도 빈집...
뒷집도 빈집...
옆집도 빈집...
웃집, 아랫집, 저 너머 집도 많이 빈집들이다.
모두 허물어지고 부서지고 바람만 휑휑하니 머물다 간다.
지나 다니기에 오싹한 집들도 많다.
빈집엔 들쥐들이 주인이다.
이집 저집으로 신나게 오가며 먹을 것을 찾아 다닌다.
우르르르...다다다닥...갉작갉작...찍! 찍!
부르고 쫓아오고 몰려뛰고 부지런히 열심히
먹을 것을 찾아 다니느라 야단들이다.
쥐가 집안에 머물거나 오가게 되면
허수룩하게 지은 집들은 다 망가지게 된다.
그러니 쥐란 놈들은 애시당초 한 놈도 집안으로 들어와서
머물러 살도록 허락해 주면 안된다.
사람들 사는 집 밖이나 들에서야 저들 맘대로 뛰고 논들
누가 뭐라겠는가?
모래로 만든 블럭으로 지은 오래된 집을
쥐들은 금방 굴을 뚫고 터널을 만들고 가족 늘리기에 혼신을 다해
금방 마누라에 아들 며느리 딸 사위 손자 손녀 증손 고손...
삼촌에 이모 고모..당숙에 8촌..사돈에 9촌..금방 불고 늘려서 야단 들이다.
한번은 부처님 앞에 쌀을 먹으려고 부처님 뒤나 탱화 뒤에서
쥐들이 살금살금 눈치 봐 가며 조심조심히 주위를 살피며 걸어서
한마리 두마리 세마리 나오기 시작하더니...50여마리가 나오는데
온 식구가 다 있는 것이다..
할배하고 손자하고 할매하고 손녀하고 서로 손 붙잡고
엄마하고 애기하고 아빠하고 삼촌하고..맞잡고
앞집 아저씨 뒷집 아주머니 옆집 언니들..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이좋게들 다 나왔는가 싶었는데 왠걸..
먼저 먹던 놈이 들어 가는가 했는데 가서는 안 나온 다른 녀석들을
더 데리고 나오는 것이다.
쥐들이 참 의리도 있고 가족 결속력도 대단하고 효심도 있고..
감동으로 바라 보는데 배가 덜 찼는가
독경하다 앉아 있는 나를 찬찬히 유심이 바라보는 똥그란 작은 눈들이
아직 덜 먹었는데 맛있는 쌀 좀 더 주시면 안될까요? 인 것이다.
힘 뻗친 젊은쥐들..해묵은 팔뚝만한 쥐들..꼬리가 한발은 됨직한 늙은 쥐들
엄마 옆에 맴도는 애기쥐들..
사람 무서운 줄도 모르고..아예 같이 마주 쳐다 보고 살잔다.
그러면서 방안에 유유히 오간다.
지금은 겨울철이라 괜찮지만 여름엔 쥐이가 또 한 몫을 한다.
가렵고 따갑고 약 뿌리고...약값도 만만찮다.
쥐들은 고양이도 무섭지 않은지..
어떤 때는 강아지 등을 타넘고 다니는 뭘 좀 모르는 쥐도 있고
털옷입은 축생들인지라 저들과 같은 족속인 줄로 알았는지
우리 견공들 하고 아예 한그릇에 밥 같이 먹자고 달려드는 간 큰 놈들도 있고
이방에서 저방으로 저방에서 부엌으로 부엌에서 천정으로
뒷방에서 법당으로 법당에서 길바닥으로 화장실에서 아롱이네로...
크게는 큰 블럭 3장 크기까지 사통 팔달로 벽마다 뚫어 놓고
보름이 들어가 새끼 낳던 벽 속에 쥐들도 새끼 낳느라 참 바쁜 곳이다.
씽크대 옆에서 갑자기 얼굴 쏙 내밀고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 보던
귀여운 녀석의 반짝거리던 두눈이
설거지에 집중해 있던 내눈과 마주치자
오모나???
지도 놀래고 나도 놀래고 둘 다 깜짝 놀래서 서로 굳어 버렸다가
야! 너 뭐야? 했을때 지도 그제서야 정신 차리고 도망가기 바쁜것이다.
쥐들이 많으니 이 쥐를 잡아 먹으려고 하수도 구멍이나
다른 틈으로 뱀이 또 찾아 들어 오는 것이다.
길다란 뱀이 나와서 쥐를 입안으로 막 넣고 있는 것을 본 우리뭉치가
집안이 떠나가게 짖고 야단인걸 보고 내가 또 놀라고...
그때부터는 집안 구석마다 뱀이 웅크리고 있는듯 하고
내가 잘못해서 밟은건 아닐까? 싶은 순간 놀램으로 떨릴때가 있다.
대사님이 뱀을 양파자루에 넣고 산으로 가서 놓아주셨다.
다음날 대사님이 박스시주 받으시다가 다른사람들과 말씀도중
뱀이 나와서 산에 갖다 놔 주었다 고 하셨더니
그 사람들이 그런 뱀은 집지킴이라 버리면 안된다고 해서
대사님말씀..아이고 저런 ..그라믄 빨리 가서 뱀 보고
너는 집지킴이니까 도로 가자 하고 데리고 와야 겠구만요...
가는 집지킴이니까 날 데리러 오겠지..하고 아직 그자리에서
가만히 앉아서 날 오기를 기다리고 있겠구만요...라고 ..ㅎㅎㅎ
내 좀 편하게 살자고
쥐약 쥐덪 찐찐이 사용은 내자신이 더 고통스럽고 괴로운 일이고
제발 집안에 아니면 방안에 만이라도 들어오지 못하게 하려고
뚫어 놓은 구멍들을 초록테프로 덧붙이고
그래도 또 뚫으면 또 붙이고..니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하고
그것도 감당이 안되서..ㅎㅎ..불암산 밤송이 잔뜩 몇 푸대 줏어와서
쥐 다니는 길 요소 요소에 잔뜩 끼워넣고 깔아놓고 올려놓고 숨겨놓고
쌓아놓고 쑤셔넣고 나도 너들 못지 않게 요란 좀 떨었는데...
처음엔 좀 조용 하길래 옳거니 됐군. 이제야 좀 서로 안 쳐다보게 되었구나
열심히 설겆이 할 때 내 발등 밟고 얼씨구나 하고
지나가는 놈도 이젠 못 오겠네..싶었는데
글쎄나요~이 쥐란 놈들
휙휙 날아 다니면서 따가운 밤가시 몇개씩 찔리는 건
텔레비 뒤나 구석 안보이는데 가 숨어 앉아서 다 뽑아 던져 놓고
방바닥 속으로 새 굴 뚫고 벽 속으로 새 통로 만들어 놓고 활보하고 다니니
이젠 속수무책...빨리 재개발 되어 튼튼한 새 집 짓고 살 날을 기다릴 수 밖에...
그때까지는 좋아도 싫어도 미워도 이뻐도 쥐란 놈들과 함께
서로 마주 쳐다 보며 쫓고 쫓기면서 동거 동고 동락해야 한다.
야 ! 너네 쥐들.. 대폭 가족숫자 좀 감량하면 안되겠냐?
그러면 또 아냐? 지구에서 멸종 위기종이라고 좀 잘 봐줄지?
사람들과 무슨 앙숙이길래 쥐들만 보면
쫓고 잡고 어떤곳은 너네 잡아서 요리도 하고..
그래도 여기선 무상으로 자유롭게 거주하니까
너네로선 참 다행이다.
너네들이나 우리들이나 새집이 절실히 필요하긴 마찬가지다.
우리 견공들하고 고양이들하고 까마귀 까치 참새떼들 온갖
불암산새 손님들과 함께
새로운 도량에서 부처님 모시고 법화독경 할 때에
구름처럼 몰려 올 수 많은 이들
편히 앉아 쉬었다 가면서
부처님 교화에 가피입고
대사님 덕화에 신심 청안해져
보리심 발하고 보살행 일으켜
모두가 성불도에 이르도록
부처님께서
불암산 묘법연화사터를
정해 주시옵소서.
2013.1.12
관음
熙